왜 8식 태극권이 어렵게 느껴질까?
- 김선민
- 2025년 8월 25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5년 8월 30일

처음 태극권을 배우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간화태극권은 8식이다.
이후 16식, 24식, 42식 등을 배워 나가게 되는데, 나의 경우는 숙련자와 초보자가 함께 수련하는 인구밀도 높은 수업이었기 때문에 8식과 동시에 16식, 24식도 함께 접할 수 있었다.
뭐가 뭔지 이해하지는 못해도 천천히 움직이면서 내 몸과 움직임에 집중하는 시간이 좋았기 때문에 허리 세우기, 머리 세우기 등 기초적인 바른 자세 유지에 집중하면서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했다.
그렇게 수련하기를 1년이 넘어가면서 가장 기초가 되는 8식을 마스터하는 것이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수련 경력이 15년이 넘어가는 다른 선배님들에게 물었을 때 되돌아오는 대답 또한 '8식이 제일 어려워~' 였다.
가장 짧고 기초가 되는 8식이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첫째, 8식은 태극권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하는 태극권 입문식이다. 태극권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허리 세우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이쪽 저쪽 뱡향을 바꾸며 발 모양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둘째, 태극권 동작의 기초를 몸에 익히는데 따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작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동시에 동작들을 내 몸에 익히고 머리에도 익혀 혼자 자연스럽게 하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요구된다.
셋째, 8식의 동작들은 기본기의 핵심 동작들을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 8식에 나오는 동작들을 완전히 익히고 나면 16식, 24식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그다지 복잡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8식에는 허리 세우기, 중심이동, 한 발로 균형잡기, 몸에 힘 빼기 등 가장 중요한 태극권의 요결들이 한꺼번에 뭉쳐져 있다.
즉 8식은 간단하지만 쉽지는 않은 것이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의 지도자들이 8식은 짧아서 더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1990년 중국 국가체육위원회 산하 중국무술협회가 간화태극권 8식을 보급형으로 제정하면서 펴낸 지도서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8식 태극권은 동작이 간단하나 태극권의 기본 요구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학습자는 기초를 정확히 습득해야 한다.”
북경체육대학 교재(2002)에도 "학습자가 빠르게 태극권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나, 짧기 때문에 오히려 기본기 부족이 드러나며, 자세와 호흡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짧기 때문에 오히려 기본기 부족이 드러나며!!! ... 바로 이 느낌이었어...
8식은 태극권의 문턱이다. 이 문턱을 넘어설 때 태극권의 본질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조급할 필요도 없다.
잘 안되는 것을 알아차릴 때 오히려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고 안도해도 좋다.
나의 허리가 잘 세워져 있나 챙기는 그 순간 나의 의식과 몸은 연결되고, 내 안에서 나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간이 바로 나의 에너지를 올바르게 채워가는 선물의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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